애플 와치(Apple Watch) 사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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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와치를 3주 정도 사용했다. 사용자와 개발자 관점에서 간단한 사용기를 남겨보려한다.

장점

  1. 진동이 짜증나지 않는다. 햅틱 피드백은 기분 나쁘지 않게 알려준다. 아이폰은 진동음 조차 너무 듣기 싫어서 피곤했는데, 가볍게 톡톡 두드리는 느낌이 나쁘지 않다.
  2. 알림을 놓치지 않는다. 은근히 자주 놓치는 아이폰 알림을 놓치지 않고 확인할 수 있다.
  3. 불필요한 핸드폰 확인을 많이 줄여준다. 상당한 양의 불필요한 정보를 열어보기 위해서 핸드폰을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 불필요한 정보를 확인하려고 핸드폰을 건들면서 시작되는 딴 짓이 많이 줄었다.
  4. 애플 와치는 당연하지만 정말 아이폰과 찰떡 궁합이다. 가끔 핸드폰과 떨어져 있을 때 핸드폰에서 확인해야 하는 정보들도 쉽게 볼 수 있다.
  5. (제한된 항목이지만) 날씨 정보 등을 바로 볼 수 있는 것은 참 좋다. 그러고 보면, 아이폰은 그렇게 넓은 잠금 화면을 활용하지 않고, 날씨 등을 보기 위해서 알림 센터를 내려야한다던지 하도록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6. (화질이 더 좋은) 아이폰 뒷면 카메라로 셀카를 찍을 수 있다. 시계를 리모컨처럼 사용할 수 있다.

단점

  1. 느리다. 앱의 첫 구동이 너무 느리다. 카톡 메시지 등에 간단한 응답을 하려고 해도, 핸드폰을 꺼내서 메시지를 보내는게 훨씬 빠르다. 한정된 자원이라고 하지만 용납할 수 없는 수준.
  2. 앱 지원이 부족하다. 아직 국내에 발매도 되지 않았으니 이해는 된다. 지원되는 앱들의 수준도 낮고, 시계 인터페이스에 대한 몰이해가 많다. AeroPress Timer 앱을 예로, 커피 타이머가 화면에서 사라지면 실제로 커피 제조가 다음 단계로 진행되는 것과 커피 제조가 끝나는 것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3. 시계 페이스를 제한적으로 활용한다. 사용자화가 가능하지만, 너무 제한적이다. 기능성과 디자인 모두 조금 아쉽다. 애플이 만든 것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참신한 디자이너와 개발자들이 많을텐데 과감히 공개하면 좋겠다. Watch OS 2에서 공개한 부분도 여전히 아쉽다.
  4. 비싸다. 내가 사용자로서 몇가지 장점을 얻기 위해서 이 만큼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의문이 든다.

기타

  1. 배터리는 생각보다 괜찮다. 지금 같이 알림을 확인하고, 간단한 응답 정도에 사용하면 하루는 부족함 없이 사용할 수 있다. Watch OS 2에서 앱을 직접 실행하게 되면 이 말을 번복할지도 모른다.
  2. 용두는 그냥 인테리어 수준으로 생각한다. Watch OS 2에서 많이 활용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것 같지만 현재로선, 그냥 시계 디자인을 위해서 넣었다는 느낌이다.
  3. 포스터치는 아직 애매하다. 익숙하지 않기 때문일 수 있지만, 초기 안드로이드폰의 메뉴 버튼과 같이 굉장히 어색하다. 시계 페이스 바꾸는 동작은 꽤 좋은데, 알림을 지운다거나 앱의 메뉴 버튼으로 활용하는건 너무 어색하다. 차라리 친구 목록을 불러오는 플랫 버튼을 활용할 수 있게 해주면 좋으련만.
  4. 애플 와치의 꽃은 ‘시리’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아직 기계에게 말하는게 너무 부끄럽다. 집에서 하나씩 연습해봐야지.

개발자

  1. 와치 시뮬레이터는 아이폰 시뮬레이터 만큼 잘 만들어져 있지 않다. 글랜스, 알림, 앱 화면 모두가 독립되어 있고 실제 와치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어떻게 사용하는지 감 조차 잡을 수 없다. Watch OS 2 발표하면서 시뮬레이터 자랑했으니 조금만 기다려 보자.
  2. iOS 앱을 개발하던 생각으로 화면이 항상 켜져 있다고 가정하고 개발하면 안 된다. 애플 와치 앱은 켜놓고 계속 사용하지 않는다. 로컬 알림을 적극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3.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 화려한 애니메이션, Vibrancy 효과, 다양한 커스텀 화면을 만들 수 있는 등 이미 익숙해진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 이미지 돌려서 애니메이션을 만들다니 이게 얼마만인가 싶다.
  4. 지금의 Watch OS가 느려터진 이유로 대부분의 앱들은 알림 기능을 잘 보여주는 데에 집중하고 있는 것 같다. 기존에 서비스되고 있는 앱의 와치 버전을 지원하려고 한다면, 기본 알림 화면에서 벗어나서 알림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꽤 만족감을 줄 수 있다.

와치 앱을 만들려면 기획하고, 디자인하고, 개발하는 모두가 직접 써보면 좋겠다. 상상하던 것과 다른 장점과 단점이 있다.